---못다한이야기

츠키우타 단문 112 (하지하루)

히류(緋琉) 2017. 4. 14. 00:01

※ 『츠키우타』 하지하루 (무츠키 하지메x야요이 하루)

※ 흑연장 고등학생 시절 날조





“기다렸지, 하지메. 갈까.”


학생회를 끝내고 교실로 돌아와 말을 거는 하루의 분위기가 살짝 평소와는 다르다고 느꼈지만, 하지메는 하루가 직접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오늘은 좀 일찍 끝났네?”

“후후, 그러게. 오늘 안건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역시 오늘은 왠지 이상해.

그런 생각을 한 하지메는 간간히 시선만 옆으로 돌려 하루를 보았고, 시선을 느낀 하루는 풉하고 작게 웃었다.


“하지메, 내 얼굴이 뭐 이상해? 왜 그렇게 자꾸 봐?”

“아니, 그냥.”

“뭐야, 그게.”


하루는 다시 작게 웃었다.





“하지메.”


방향이 다른 각자의 집으로 가기 위한 갈림길 앞 작은 공원.

그 공원에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은 하루는 하지메를 불러 세웠고, 하루가 무슨 얘기를 할 것 같다는 예상을 이미 했던 하지메는 놀라는 기색 없이 고개를 돌려 하루를 보았다.


“할 얘기가 있는데, 잠깐 괜찮아?”

“아아.”





하루를 따라 공원 내 농구 코트에 들어온 하지메는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서 하루가 말을 꺼낼 때를 기다렸지만 하루는 고개를 숙인 채 쉬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가만히 하루를 보고 있던 하지메는 문득 하루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에게 다가가 양팔을 잡았다.


“하지메, 미안해.”

“하루?”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알 수 없어 하지메가 하루의 이름을 한 번 부르자, 하루는 고개를 들어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하지메에게 보이며 웃었다.


“하루….”

“미안해, 하지메. 하지만 더 이상은 못 참겠어. …나, 하지메를 좋아해. 미안해.”





“하루, 왜 웃는 거야?”


드라마에서 울면서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자 몇 년 전 하지메에게 했던 자신의 고백이 생각나 하루는 작게 웃었고, 바로 옆에서 그런 하루를 본 하지메는 하루에게 기댄 어깨에 힘을 실었다.


“아, 저 장면 보니까 내가 하지메한테 고백했을 때가 생각나서.”

“아아, 그 때?”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네. 울면서 고백했다는 게.”


하루가 손가락으로 볼을 살짝 긁으며 그렇게 말하자, 하지메도 살짝 웃었다.


“뭐, 그래도 우리가 서로를 좋아하게 된 때가 같다는 건 운명 같아서 조금 두근거려.”

“그렇네.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야요이 하루 씨?”

“이 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츠키 하지메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