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우타 단문 196 (흑연장 커플)
※ 『츠키우타』 흑연장 커플
※ 뱀파이어 하루, 인간 하지메...이지만 아이돌 (사귀고 있음)
※ 루나틱 파티 연장조 곡 赫イ月를 듣고 생각한 것
“하아, 하아, 하아.”
냉장고에 넣어둔 인공 혈액 팩을 전부 꺼내 마셨지만 점점 더 목을 죄여오는 정체모를 갈증에 냉장고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숨을 몰아쉬던 하루는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았다.
여느 때보다 크고 둥글고 붉은 달이 떠 있었다.
“저 달, 때문인가.”
하루가 그 달을 보며 한숨을 다시 한 번 쉬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하루, 있지? 들어간다.]
“하, 지메?”
하지메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급히 일어나려던 하루는 갑자기 머리가 핑 도는 걸 느껴 그 자리에 제법 큰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하루? 지금 꽤 큰 소리가 났는…, 하루?”
안쪽으로 통하는 길지 않은 통로를 지나며 하루를 찾다가 냉장고 쪽 바닥이 조금 붉어져 있는 것을 보고 무심코 그 쪽을 본 하지메는 한걸음에 쓰러져 있는 하루에게로 다가가 그의 몸을 안아 일으켰다.
“하, 지메.”
하지메가 자신의 몸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는 그의 품에서 빠져 나오려고 했고, 자신을 밀치는 하루의 힘이 평소보다 훨씬 약하다는 걸 느낀 하지메는 눈을 크게 떴다.
“하루?”
“하지, 메. 도, 망쳐.”
“뭐?”
하루는 힘겹게 손을 들어 창밖의 달을 가리켰다.
“달이 붉어?”
“저 달이 뜨면, 평소보다, 훨씬 더 피를 원하게, 인공 혈액으로는, 만족 못, 하게, 되니까. 그러니, 까, 도망쳐.”
그 말에 하루를 잠시 바라보던 하지메는 마침 냉장고 안에 과일과 같이 들어 있던 작은 과도를 들어 자신의 검지를 조금 세게 그어 난 피를 하루의 입에 떨어트렸다.
“하지메?”
“이제야 얼굴색이 좀 좋아졌네. 하여튼, 넌 너무 혼자 끌어안아. 인공 혈액이 아닌 진짜 피를 먹고 싶다면 내 피를 마시면 되잖아. 내가 그런 것도 두려워할 거라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