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단문 007 (체이고우)
※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체이고우 (체이스x시지마 고우)
※ 체이스 부활 후
“고우! 그만 찍고 이리 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키리코가 손짓을 하였지만 그냥 알겠다는 대답만을 하고 카메라의 위치를 바꾸어 계속 셔터를 누르던 고우는 이내 곧 누나네 가족과 거리를 더 두었고, 에이지 근처에 서 있던 체이스가 샌드위치 하나를 집어들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우.”
방금 전까지 찍었던 곳이 아닌 다른 쪽의 풍경을 찍고 있던 고우는 체이스의 부름에 고개만 살짝 돌렸고, 고우가 자신을 바라보자 체이스는 가지고 온 샌드위치를 건넸다.
“오늘, 새벽에 들어와서 그대로 다시 나갈 준비한다고 아무 것도 안 먹었지 않은가.”
“아, 그러고 보니 어째 배가 좀 고프더라니. 쌩큐, 체이스.”
건네받은 샌드위치를 한 번 베어 문 후 우물우물 씹어 넘긴 후 남은 샌드위치를 떨어지지 않게 잘 입에 문 고우는 다시 몸을 틀어 카메라를 들었다.
기분 좋게 부는 바람을 맞아 나무에 매달려 있던 연분홍색 꽃잎이 고우의 머리 위로 떨어졌지만 고우는 잎을 치울 생각이 없는 것인지 계속 셔터를 눌렀고, 그 광경을 체이스는 옆에서 지켜보았다.
“삼촌!”
조카 에이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셔터를 누르는 것을 다시 멈춘 고우는 물고 있던 샌드위치를 다시 입안으로 넣은 뒤 씹어 삼켰다.
가까이로 온 에이지는 아빠가 삼촌한테 갖다 주래, 라고 하며 작은 주스 병 하나를 건네었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조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던 고우는 문득 에이지에게 꽃잎이 날아오는 쪽에 서 보라고 하며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이렇게?”
“응. 에이지, 내가 찍는 사진 좋아해? 얼마나?”
바람에 날리는 꽃잎에 둘러싸여 팔을 크게 벌리며 이마안큼, 이라고 하며 해맑게 웃는 조카의 모습을 놓칠세라 고우는 재빠르게 셔터를 여러 번 눌렀고, 셔터 소리에 에이지는 소리를 내어 웃었다.
셔터에서 잠시 손을 떼고 이제까지 찍은 것을 확인하던 고우는 곧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찾은 것인지 미소를 지었다.
“다른 것도 다 좋지만 역시 에이지가 찍힌 게 제일 좋은 그림이네.”
“에이지가 찍힌 사진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표정으로 있는 사진, 그러니까 에이지가 웃고 있는 사진이 나한테는 제일 좋은 그림이야.”
그 말에 잠시 가만히 있던 체이스는 곧 고우에게 카메라를 잠시 빌릴 수 있겠냐 물었고, 고우는 뭐에 쓰려고 하냐고 되물었다.
“카메라를 사진 찍는 것 말고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나?”
“사진을 찍는다고? 네가?”
“몇 년 간이나 네 옆에서 네가 하는 걸 봤으니 아예 못 찍지는 않겠지.”
“근데 왜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표정으로 있는 사진이 너한테 있어서 제일 좋은 그림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나한테 있어서 제일 좋은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네가 에이지와 함께 웃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다.”
그 말에 고우의 얼굴은 조금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