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히류(緋琉) 2019. 7. 22. 00:23

눈을 떠 몸을 일으킨 후 주위를 살피니 전혀 기억에 없는 곳이었다.

 

“여긴, 어디지? 난, 분명 그 때 반노와 함께….”

 

편하게 자세를 고쳐 앉은 체이스가 손으로 오른쪽 머리를 짚고 기억을 되짚어 보는 동안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갔다.

 

“체이스.”

“하트.”

“다시 만나서 기쁘군, 친구여.”

 

익숙한 목소리와 말투에 체이스가 고개를 드니 기억 속 모습 그대로 붉은 옷을 입고 있는 하트가 살짝 박수를 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체이스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하트를 바라볼 뿐이었고, 그에 하트는 고개를 왼쪽으로 약간 기울였다.

 

“왜 그래, 체이스.”

“하트, 그 싸움은 끝난 건가. 반노는 어떻게 된 건가.”

 

그 말을 들은 하트는 곧 아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리고 반노는 고우가 쓰러트렸다. 고 신노스케로부터 들었다. 지금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다.”

“5년?”

“체이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출입구 쪽을 체이스가 바라보자 그 곳에서는 숨을 몰아쉬고 있는 고우가 있었다.

 

“고우? 어떻게 여기에?”

“아, 얘기하는 걸 깜박했군. 여기는 예전 특상과 사람들이 마련한 고우의 연구실이다. 그리고 마침 고우가 잠에서 깨서 올 시간이고.”

“고우의 연구실? 왜 고우한테 연구실이 필요한 거지?”

“너와 나, 그리고 메딕과 브렌을 다시 살리기 위해.”

 

그렇게 말한 뒤 몸을 돌려 출입구 쪽으로 향한 하트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 것인지 출입구 근처에 서 있는 고우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고우, 네 꿈이 이루어진 거다. 솔직하게 기뻐해라.”

“하트.”

“난 먼저 나가있지.”

 

밖과 이어진 다른 출입문을 연 하트는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고, 그 모습을 보던 고우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앞에 서 있는 이를 보았다.

 

“고우.”

 

그 목소리에 고우는 왠지 목이 잠길 것 같아 침을 한 번 삼켰다.

 

“정말, 정말로 너인 거야, 체이스?”

“아아.”

 

다시 한 번 들려온 목소리에 한 걸음씩 그에게로 향하며 정말로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이 체이스가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듯 몇 번이나 눈을 꾸욱 감았다가 뜬 고우는 몇 번이나 다시 뜬 눈 앞에 있는 체이스를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진짜 체이스네, 어서 와, 체이스.”

“아아, 다녀왔다, 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