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히류(緋琉) 2017. 10. 19. 14:22

※ 『츠키우타』 하지슌 (무츠키 하지메x시모츠키 슌)

※ 스테 5막 래빗 킹덤 캐치 프레이즈-삶(흑)과 죽음(백)이 만날 때, 이야기의 막이 열린다-를 보고 생각한 내용





“‘나중에 또 만나, ***. 그 때야말로 이렇게 적대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로 만나길.’”


슬쩍 웃으며 그 말을 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하얀 실루엣을 보며 멍하니 있던 검은 실루엣은 곧 자신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는 걸 깨닫고 털썩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 …메, 하지메.”


익숙한 목소리와 감촉에 하지메가 눈을 뜨자, 그 옆에서 자신을 깨운 장본인인 것 같은 슌이 웃고 있었다.


“슌.”

“별 일도 다 있네. 하지메가 프로세라 공유 룸에서 자다니.”

“한동안 네 얼굴을 안 봤으니. 돌아오는 거라도 볼까하고 있었어.”

“그러고 보니 오늘 하지메는 오프였지?”


하지메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옆에 앉는 슌을 유난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왜 그래, 하지메?”

“아니, 꿈에서 널 본 것 같아서 말이지.”

“꿈? 어떤 꿈?”

“전장(戰場) 비슷한 곳에 나와 어떤 남자만 남고 전부 쓰러져 있었는데, 실루엣으로만 나온 거지만 그 남자의 분위기가 너와 비슷했어.”


그 말에 슌은 살짝 웃음기를 거두었다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아는 사람이 꿈에 등장하는 건 흔한 일이잖아. 그리고 꿈속에 나온 장소가 전장인 건 하지메가 피곤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데, 난.”

“그런가?”

“분명 그럴 거야. 내 얼굴을 보려고 기다렸다고 했으니 이제 내려가서 쉬어.”

“아아, 내일부터는 내가 다시 바빠져서 오늘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미안해.”


하지메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말하자 슌은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앞으로 우리 둘이 보낼 시간은 충분할 테니 말이지.”

“너 말이지.”


살짝 웃음을 터트린 하지메가 아래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으로 몸을 돌리자 슌은 다시 웃음기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