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히류(緋琉) 2018. 10. 21. 14:37

※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하나히이 (하나야 타이가x카가미 히이로)

https://twitter.com/HarukaAHH_3113/status/1051630114654412800

 

 

 

 

활짝 핀 벚꽃이 때가 되면 지듯이 이제는 꿈에서 깰 시간이야, ‘도련님’. 안녕.

 

눈을 번쩍 뜨며 몸을 일으킨 히이로는 거친 호흡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디지털 캘린더를 보았다.

오늘의 날짜는 해만 지났을 뿐, 자신이 두 번째로 모든 감정을 주었던 이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그 날과 같은 날짜였다.

 

“아직 난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병원을 나와 집 근처에 다다른 히이로는 문득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이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활짝 피는 연분홍색의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벚꽃….”

 

그렇게 중얼거리던 히이로는 곧 휙, 하니 고개를 다시 돌렸다.

 

“뭘, 생각한 거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가방 손잡이를 다시 꽈악 쥐고 집으로 가기 위해 한 발짝을 다시 내딛으며 고개를 든 히이로는 곧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의 집이 있는 건물 앞에서 누군가가 서 있었는데, 그 사람은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면서도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벽에 삐딱하게 기대어 서서 땅을 보고 있던 그 사람은 곧 고개를 들다가 히이로가 자신을 보고 멈추어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인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아직 꿈, 인가.”

 

히이로는 다시 한 번 가방 손잡이를 꽈악 쥐며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도 꽈악 깨물었다.

 

“오랜만이네.”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온 것인지 그는 작은 미소를 짓고 히이로가 깨물고 있는 입술을 그러지 말라는 듯이 엄지로 살짝 만졌다.

 

“어, 째서.”

 

그 감촉으로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히이로의 눈시울은 금방 붉어졌고 곧 눈물 한 방울이 뚝하고 떨어졌다.

 

“어, 째서 온 거야. 그런 말을 하고 내 앞에서 사라졌으면 영영 안 보여야 하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왜!”

 

들고 있던 가방이 떨어졌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히이로는 양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

 

“미안해. 내 욕심 때문에 널 아프게 했었어.”

“욕, 심?”

 

그는 오른손을 들어 히이로의 뺨을 슬쩍 쓰다듬었다.

 

“그 때 그 말은 나한테 하는 말이었어. 네가 내 옆에 있는 건 벚꽃이 활짝 피고 지는 것처럼 한 순간의 꿈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꿈에서 깰 수 있게 너한테 그런 말을 하는 척 하면서 나에게 했던 거야.”

“뭐, 야, 그게.”

 

히이로의 얼굴은 어느새 자신의 눈물과 어느새 흐르기 시작한 그의 눈물로 젖어 있었다.

 

“그럼, 넌, 언제든지 나한, 테서 벗어날 생각이었던 거야?”

“미안, 미안해. 히이로.”

 

그는 히이로를 자신의 품에 가두었고 히이로는 그 안에서 몸의 힘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소리 내어 울었다.